일반적으로 기억하는 픽업트럭의 한계를 극복한 럭셔리 풀사이즈 픽업트럭이 국내에 상륙하며 국내외 완성차 업계가 긴장감 속에 대응에 고민이 깊어졌다.
이번에 시승을 결정한 ‘GMC 시에라 드날리’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전장이 5890mm로 6미터에 육박하고 전폭 역시 2065mm로 주차라인을 가득 채운다. 여기에 전고(1950mm)는 2미터에 육박해 왠만한 성인 남자 키를 훌쩍 넘는다.
그래서 일까. 드날리의 실애는 한마디로 풀사이즈 SUV를 연상시킬 정도로 여유럽다. 넉넉한 실내 공간 확보와 220V 전원플러그까지 갖추면서 이동 중 급히 노트북을 꺼내 업무를 하기에도 부족함이 없었다.
처음 드날리를 마주했을 때는 웅장함에 기가 눌릴 정도였다. 대형 그릴과 차체 크기에 주행에 대한 염려도 살짝 고민이 생겼다. 무엇보다 국내 지하주차장 구조를 생각할 때 당장 주차장을 빠져 나가는 것부터 고민이 됐다. 하지만 고민은 잠시 뒤로 하고 일단 차량을 탑승했다.
거대한 크기만큼이나 편의성에서도 배려가 곳곳에 묻어났다. 도어를 열자 자동으로 나오는 대형발판이 승차를 편안하게 도왔다. 이어 운전석은 프리미엄 픽업트럭답게 다양한 첨단 주행보조 장치와 대형 디스플레이를 통해 시원하게 알아볼 수 있도록 준비돼 있었다.
12.3인치의 디지털 컬러 클러스터와 13.4인치의 고해상도 컬러 터치스크린은 안드로이드오토 무선 연결을 통해 시원한 네비게이션 화면을 열어주었고 공조 버튼이나 기타 주행보조장치들은 아날로그 방식을 채택해 조작이 쉽도록 설계됐다.
최근에는 디지털화가 자동차에까지 스며들며 ㅏ실 처음 차량을 접하는 중년이상의 연령층에서는 조작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런면에서 드날리는 최소한 중년층이라도 조작에 있어 헤메는 일은 없을 듯했다.
익숙한 위치에 놓인 물리적 버튼들이 그랬고 운전자의 시야 확보도 시원스러워 그랬다.
일부 2030세대에서는 터치스크린을 통한 조작이 더 익숙할 수 있지만 최소한 이번에 운전에 나선 내 나이에는 오히려 중요 조작버튼을 물리적으로 설계한 부분이 훨씬 좋았다. 사실 이정도의 픽업트럭이라는 2030세대 보다는 4050세대가 더 잘 어울릴 듯한 부분도 있었다.
특히 고해상도의 서라운드 비전 카메라와 광각 카메라가 보여주는 360도 서라운드 모니터링 기능은 안전한 주행에 필수 요소로 보였다. 거대한 체구에 전후좌우는 물론 주차나 트레일러링시 차량 주변을 고해상도롤 확인이 가능했도 카메라가 탑재된 룸미러 역시 어두운 터널이나 야간주행데도 후방을 선명하게 보여줬다.
또한 2열 공간은 대형 세단 수준으로 1미터가 넘는 1102mm의 레그룸을 확보해 앞좌석 못지안게 편안한 드라이빙을 제공하기에 충분했다.
아울러 6.2리터 8기통 직분사 엔진을 탑재해 자연흡기 8기통 엔진의 우아하고 여유로운 가속력이 만들어내는 매력은 드라이빙의 정점을 보여줬다. 이는 실시간으로 도로 상황을 체크해 최적의 주행 퍼포먼스를 만들어 내는 리얼타임 댐핑 어댑티브 서스펜션이 충분히 제몫을 했기에 가능했으리라 생각된다.
이 외에도 최대 3945kg에 달하는 견인력과 트레일러를 더 쉽게 체결할 수 있는 히치뷰 카메라, 트레일러 어시스트 가이드라인 기능 등은 픽업트럭이 처음인 운전자들에게 꼭 필요한 편의 장비들이다. 여기에 세계 최초로 6 펑션 멀티프로 테일게이트기술이 적용돼 계단, 작업대, 벤치 등 적재함 테일게이트를 6가지로 변형해 사용가능하도록 한 부분도 특징 중 하나다.
이렇게 차체가 큰데 도로주행과 주차를 할 때의 느낌은 어떨까. 우선 일반 도로주행에서는 대형 SUV 수준의 날렵한 주행이 가능하다. 공차중량이 2575kg에 달하지만, 무게감이 느껴지지 않는 날카로운 핸들링과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브레이크 능력까지 갖추고 있다.
한편 픽업트럭으로 분류돼 1년 자동차세가 2만8500원에 불과하고 남산 터널 통행료도 무료인 ‘GMC 시에라 드날리’는 9420만원에 판매되고 있으며 ‘드날리-X 스페셜 에디션’은 9500만원에 판매가 이뤄지고 있지만 앞서 정식 수입되기 전 직수입 업체들이 판매하던 시에라의 가격 1억5000만원대와 비교하면 5000만원 이상 낮아진 가격으로 럭셔리 풀사이즈 픽업트럭으로 나만의 삶을 설계하고자 한다면 결코 후회하지 않을 차량임은 충분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