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현대자동차


한국 자동차 산업의 자존심, ‘전설의 명차, 현대 에쿠스’는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한국 자동차 기술력의 정수를 보여준 기념비적인 모델이다.

1999년부터 2015년까지 약 16년에 걸쳐 대한민국 도로를 누비며 수많은 사람들의 꿈과 로망을 실어 날랐던 에쿠스는 제네시스 브랜드의 탄생을 이끌며 대한민국 플래그십 세단의 역사를 새로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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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장한 존재감과 고급스러운 편의 사양, 그리고 시대를 앞서나간 기술력으로 무장했던 ‘전설의 명차, 현대 에쿠스’는 대한민국 자동차 역사에 굵직한 획을 그으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각 시대를 대표하는 ‘전설의 명차, 현대 에쿠스’의 숨겨진 이야기와 혁신적인 변화들을 되 짚어 본다.

◆ 태동과 진화: ‘각쿠스’에서 ‘플래그십’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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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4월 28일 현대차는 야심 찬 포부를 안고 ‘에쿠스’ 1세대를 선보였다. 당시 기아 엔터프라이즈와 쌍용차 체어맨 등 경쟁 모델들이 F세그먼트 시장을 공략하며 국산 대형 세단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에 현대차는 기존 그랜저와 다이너스티의 통합 후속 모델이라는 초기 구상에서 벗어나 해외 플래그십 세단과 당당히 경쟁할 수 있는 진정한 F세그먼트 기함급 대형 세단을 목표로 ‘에쿠스’를 탄생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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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쓰비시 자동차와의 공동 개발을 통해 탄생한 1세대 에쿠스는 직선적인 디자인으로 인해 ‘각쿠스’라는 애칭을 얻기도 했지만 한국 시장에서는 체어맨과 비등한 판매량을 기록하며 대성공을 거뒀다.

특히 1세대 모델은 국내 최초로 LED 방향지시등을 적용하고 2005년 APEC 정상회의에서는 리무진 모델이 의전차량으로 사용되는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플래그십 세단으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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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세대 에쿠스는 1세대 모델의 한계를 극복하고 한 단계 더 발전한 모습을 보여줬다. 2009년 3월 11일 출시된 2세대 모델은 현대차의 독자적인 후륜구동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발돼 미쓰비시와의 기술 종속 관계를 완전히 청산했다. 이는 ‘에쿠스’가 진정한 자주 기술의 결정체로 거듭났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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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2세대에는 V6 3.8L 람다 엔진과 현대 최초의 자체 개발 V8 4.6L 타우 엔진을 탑재하며 성능 면에서도 비약적인 발전을 이룬다. 이후 2011년에는 직접분사 방식의 GDi 엔진을 적용하고 8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하는 등 기술적인 진화를 계속했다.

2012년 페이스리프트 모델은 외관의 과도한 크롬 장식을 줄이고 LED 헤드램프와 면발광 후미등을 적용해 더욱 세련된 디자인을 완성했으며 9.2인치 내비게이션, 블루링크 시스템, 헤드업 디스플레이, 어라운드 뷰 등 당시 최첨단 편의 사양을 대거 탑재하며 플래그십 세단으로서의 품격을 한층 더 높였다.

◆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플래그십, 의전과 상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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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명차, 현대 에쿠스’는 단순한 승용차를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존재로 기억되고 있다.

특히 방탄 리무진 모델은 그 위상을 더욱 공고히 했다. 일반 리무진에 방탄 기능을 더하고 중간 부분을 1미터 더 늘린 스트레치드 버전의 경우 대통령 취임식이나 카퍼레이드 등 국가적인 행사에 주로 사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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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대통령을 시작으로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 가수 싸이 등 국가적인 인물들에게도 제공됐으며 박근혜 전 대통령은 취임식에서 방탄 개조된 스트레치드 리무진을 사용하며 ‘에쿠스’가 대통령 취임식에 사용된 최초의 국산차가 되는 영예를 안았다.

에쿠스의 의전용 차량으로서의 활약은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시에도 이어졌다. 또한 2010 G20 서울 정상회의, 2012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2014 부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등 굵직한 국제 행사에서도 의전 차량으로 사용되며 대한민국 자동차 기술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 외에도 윤석열 전 대통령 취임식에서도 스트레치드 리무진 모델이 의전 차량으로 사용된 바 있다.

◆ 시대를 앞선 기술과 편의 사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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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명차, 현대 에쿠스’는 출시 당시 파격적인 기술과 편의 사양으로 대한민국 자동차 시장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 1세대 모델은 국내 최초로 LED 방향지시등을 적용했으며 프로토 자동차에서 주문 제작한 프로토타입 리무진은 기존 모델에 없던 고급 옵션들을 대거 탑재하며 특별함을 더했다.

2세대 모델에서는 V8 4.6L 타우 엔진을 탑재해 제로백 6.4초라는 놀라운 성능을 자랑했으며 2012년 페이스리프트 모델에 적용된 9.2인치 내비게이션과 블루링크 시스템은 당시로서는 최첨단 수준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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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정전식 터치스크린, 헤드업 디스플레이, 어라운드 뷰, 전자식 기어 레버 등은 운전자와 탑승객에게 전에 없던 편리함과 고급스러운 경험을 선사했다.

아울러 2015년 단종 직전 모델에는 전동식 스마트 트렁크와 블루링크 2.0 내비게이션이 추가되며 마지막까지 ‘전설의 명차, 현대 에쿠스’는 진화를 멈추지 않았다.

◆ ‘에쿠스’의 퇴장과 ‘제네시스’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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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명차, 현대 에쿠스’는 2015년 12월 후속 모델인 제네시스 EQ900에게 자리를 물려주며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국산차로서 확고한 기함급 모델이었지만 수입 플래그십 세단과의 경쟁에서 가격 외에는 뚜렷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웠다는 분석과 함께 ‘운전기사를 두고 타는 차’라는 다소 부담스러운 이미지와 보수적인 이미지가 고착화되면서 4~50대 오너 드리븐 구매층에게 어필하는 데 한계를 보인 것도 단종의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에쿠스’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고 3세대 모델로 계획됐던 차량에 새로운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를 부여하며 EQ900으로 출시, 에쿠스의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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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2018년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면서 G90으로 명칭이 통일되며 ‘에쿠스’가 쌓아 올린 헤리티지는 ‘제네시스’라는 이름으로 계승됐다.

이처럼 전설의 명차로 국민들의 감성을 자극한 현대 에쿠스는 대한민국 플래그십 세단의 역사를 개척하고 나아가 현대차의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대한민국 자동차 산업의 눈부신 발전 과정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귀중한 유산으로 기억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