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무원이 최근 이우봉 전략경영원장을 총괄 최고경영자(CEO)로 내정하면서 7년 만에 ‘2대 전문경영인 체제’에 돌입했다. 두부로 국내는 물론 글로벌 영향력을 확대 중인 풀무원을 이끌 이 신임 대표의 경영 방침에 촉각이 모아지고 있다.
풀무원은 지난해 12월 정기이사회에서 이우봉 풀무원 전략경영원장을 차기 총괄 CEO로 선임하면서 계열사 대표 시절 수백 개의 주요 사업장과 격오지 사업장을 방문, 시장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등 현장과 고객의 소리를 중요시하는 현장 중심 경영을 높게 평가했다. 실제 이 대표는 자회사인 풀무원푸드앤컬처 대표 재임 당시 실적 개선을 이뤄내 업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25일 제보팀장에 따르면 이 신임 대표는 풀무원이 2024년 매출 3조 클럽 입성이 확정적인 만큼 올해 공격적인 투자 과정에서 악화된 재무건전성 회복과 신용등급의 발목을 잡고 있는 미국, 중국 등 해외법인 적자 청산을 비롯해 외형 확장과 내실 경영 돌파라는 무거운 당면 과제를 안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인사에 대해 업계에서는 풀무원이 전문경영인 체제를 계승하고 정통 풀무원 맨에게 CEO 기회를 줬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반면 풀무원이 지난 7년간 운영해 온 전문경영인 체제가 사실상 낙제점이라는 부문에서는 실요성에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최근 3여년간 풀무원의 부채비율은 △2021년 233.9% △2022년 274.9% △2023년 325.8% △2024년 3분기 기준 321.1%로 부채가 목까지 차 있는 상태다. 무엇보다 풀무원은 부채 이자부담으로 인해 신종자본증권(영구채) 카드로 급한 불을 끄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는 등 시한폭탄 수준에 이르고 있다.
이에 업계관계자는 “풀무원은 현재 유상증자 등 기존 자금 조달 통로가 막히자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우회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더큰 문제는 사실상 고금리 대출이라는 점에서 풀무원의 이자 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어 언제 폭발하더라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상태”라고 내다봤다.
실제 지난해 11월 13일 4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풀무원식품의 부채비율은 219.2%(6월 말 기준) 수준으로 이는 금융당국이 통상 부채비율 200%를 웃돌면 재무구조 안정성이 흔들린다고 보고 있는 것과 비교할 때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외관상 재무 안정성을 개선한 것으로 보이지만 막대한 이자 부담 증가로 이어져 오히려 악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반면 풀무원은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 3조원 대를 넘어서며 ‘3조 클럽’ 진입이 확정적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풀무원은 지난해 추정 매출이 각 3조2144억원으로 전년 대비 매출이 각 6.2% 늘어나는 등 꾸준한 외형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풀무원은 지난해 연결기준 3분기 당기 순이익이 150억4726만원에 그치면서 누적 매출액 2조3959억9847만원 대비 1%대에도 못 미치는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은 오르는데 이윤은 형편없다는 의미다.
지난 2018년 176% 수준이던 풀무원의 부채 비율은 지난해 3분기 327%로 두 배 가까이 급증했으며 지난해 3분기 기준 단기차입금과 장기차입금의 합계는 8240억원으로 부채총계가 1조6973억원으로 집계되고 있다.
특히 풀무원이 1년 이내 상환해야 할 단기차입금은 △2021년 4059억원 △2022년 4683억원 △2023년 4917억원 △지난해 3분기 6227억원으로 해를 거듭할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여기에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해 11월 풀무원식품의 영구채 발행에 대해 ‘BBB+’ 등급에 ‘부정적’ 전망의 신용등급을 부여하고 풀무원 역시 지난해 7월 영구채 발행 당시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로부터 ‘BBB+’와 ‘부정적’ 평가를 받는 등 살엄음판위에 놓여 있게 됐다.
이에 풀무원 관계자는 “현재 풀무원의 전체 해외사업이 흑자전환을 목전에 두고 있다”며 “신성장 동력으로 K푸드 카테고리 확장을 통해 재무상황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 신임 총괄CEO 지난 1월 2일 취임사를 통해 역시 “올해는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과 시국 변동성으로 인해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어려운 경영환경이 예상된다”며 “올해의 핵심 경영과제를 전사의 중장기 4대 핵심전략(식물성지향, 동물복지, 건강한 경험, 친환경 케어)과 연계한 실천적인 4대 과제로 확정하고 글로벌 경제 위기에 대비한 제2의 도약을 위한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업계 안팎에선 이우봉 총괄 CEO의 취임사에 대해 “위기를 타개하겠다는 구체적인 플랜이나 각오는 찾아보기 힘든 전문경영인 취임 소감에 불과했다”고 지적하는 등 풀무원의 재무건전성 회복을 위한 이 신임 총괄CEO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