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그룹 계열사인 DL건설이 전남 여수산단 공사 과정에서 무려 1000톤에 달하는 폐기물을 인근 부지에 불법 매립한 사실이 드러나며 논란에 휩싸이면서 파편이 여수시로 확산되고 있다.
제보팀장에 따르면 여수시는 DL건설이 폐기물을 불법 매립한 사실에 대해 매립량을 축소 발표한데 이어 반복된 신고에도 제대로 된 조사를 하지 않는 등 일명 ‘봐주기 행정’이라는 논란에 휘말렸다.
특히 ESG경영을 외쳐온 강윤호 DL그룹 대표는 해당 사건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어 ‘오너 리스크’가 또다시 도마에 오른 상태다.
DL건설은 지난 2022년 약 석 달에 걸쳐 DL케미칼 공사 과정에서 발생한 폐기물을 A기업 부지로 옮겨 불법 매립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여수시는 해당 부지에서 샘플로 파낸 8톤만에 대해 불법 매립으로 결론을 내리고 사건을 검찰에 넘겼다.
이 과정에서 해당 사건을 제보한 제보자는 여수시에 전수조사 요청을 했지만 여수시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며 ‘여수시가 DL건설을 위해 사건 축소에 앞장 선 것’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A기업 측은 “실제 매립량이 여수시가 발표한 8만톤보다 25% 많은 1000톤에 달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무엇보다 해당 폐기물 매립으로 인해 여수국가산업단지 내의 한 대기업 소유의 축구장 5개 규모 대규모 부지가 공장 건설을 못하고 있는 상태로 알려졌다.
해당 업체 관계자는 “이곳에서 나온 폐기물은 일반 흙이 아니라 기름에 쩔은 폐아스콘과 각종 건설쓰레기들”이라며 “무엇보다 이 폐기물들은 인근의 DL케미칼 공사현장을 맡은 DL건설이 몰래 매립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도 별다른 조치가 없다”고 하소연 했다.
또한 DL건설의 불법 매립 문제는 지난 2022년에 DL건설이 A기업 부지에 폐기물을 반입했다는 신고가 두 차례 접수됐지만 당시 여수시는 조사조차 하지 않은 사실이 밝혀져 더 충격을 주고 있다.
당시 사건에 대해 A기업 관계자는 “여수시에 해당 사안을 알리자 현장 점검은 나왔지만 아무런 조치 없이 사건은 덮였다”며 “그 사이 DL건설은 거리낌 없이 폐기물을 묻었고 이를 통해 DL건설이 절감한 비용은 약 5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석주 여수시의원은 “미국이나 싱가포르에서는 유사한 사건에 최대 330억원의 벌금을 부과하고 경영진까지 법적 책임을 묻는다”며 “이번 사태에 대해 DL건설과 DL그룹의 경영진 모두 강력히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강윤호 DL그룹 대표는 사태에 대한 입장 조차 내놓지 않고 있는 가운데 DL그룹 측에서는 제보팀장을 통해 “불법 매립 아니다”라며 “여수시의 시정명령에 따라 현재 처리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사법당국은 그룹 전체의 신뢰를 위협하는 환경 범죄 발생에도 ‘모르쇠’로 일관하는 강윤호 DL그룹 대표에 대한 여수시의 묵살·은폐 의혹, 나아가 유착 가능성까지 철저히 수사해 한치의 의혹도 남기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