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네이버캡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한국을 비롯해 서방의 자동차업계가 철수한 러시아 자동차 시장의 대부분을 중국이 빠르게 잠식해 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는 1일 이 같은 내용의 ‘러시아 자동차 산업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러-우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 자동차 산업은 현지 및 중국계 기업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이는 서방의 대러 경제 제재로 글로벌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시장에서 철수한 반면 러-중 간 전방위적 전략 공조 방침에 따라 중국계 기업들이 완성차 및 부품 공급을 확대한 것이 주요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여기에 러시아 정부의 인센티브 확대와 내수 회복에 힘입어 현지 기업들이 성장세를 보였고 중국 GWM(Haval)의 현지 생산 확대와 Chery, Geely 등의 SKD 조립 증가로 중국계 기업의 시장 기여 역시 상승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 된다.

실제 지난해 러시아 자동차 생산량은 전년 대비 34.7% 증가한 98만3000대에 이르고 판매는역시 전년대비 39.2% 증가한 183만4000대를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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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현상에는 중국계 기업들의 러시아 수출 확대와 현지 기업들의 생산 회복, 전쟁 특수로 인한 경제 활성화 등이 누적된 수요 해소를 견인해 나타난 것이며 주요 완성차 업체들의 빈자리를 중국 기업들이 채우면서 러시아 자동차 산업 내 중국의 영향력이 대폭 확대되;s 현상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의 대러시아 자동차 수출은 2022년 15만4000대에서 지난해 117만대로 2년 사이 7.6배 급증했으며 러시아 승용차 시장에서 중국계 브랜드 점유율도 2021년 8%대에서 2024년 60.4%로 빠르고 큰 폭으로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러시아 정부는 전쟁 직후 중국산 자동차 유입을 환영하다가 최근에는 자국 산업 보호 차원에서 관련 규제를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중국의 저가 내연기관차 덤핑을 방지하고 자국 내 기술 이전 및 생산 촉진을 위해 기술 규제 강화 등 기타 보호 조치를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지며 중국의 대응이 주목되고 있다.

이 같은 러시아 정부의 변화에는 최근 러-우 전쟁 종전 협상이 진전되면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러시아 시장 재진출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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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르노, 스텔란티스, 폭스바겐, 토요타, 닛산 등 유럽 및 일본 업체의 시장 복귀가 예상되는 가운데 러시아 정부의 우호국 중심으로 재편된 공급망과 시장 구도 유지할 확률이 커지면서 이들의 재진입이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KAMA 관계자는 “러시아 시장은 전쟁 이전까지 한국 자동차 업계의 주요 수출시장인 동시에 생산 거점 역할을 해온 만큼 향후 성장 여력이 있다”며 “만약 재진출할 경우 지정학적 리스크와 러시아 정부의 자국 산업 보호 정책 및 현지화 요구 사항 등을 충분히 고려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러시아 자동차 산업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는 국내 업계의 러시아 시장 재진출 시 비용과 정책 변화, 시장 점유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신중한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