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맥주 시장 점유율 1위를 고수하는 오비맥주 ‘카스’가 정작 국제 맥주 평가에서는 ‘꼴찌 맥주’라는 평가를 받으며 오비맥주의 경영에 의문점들이 제기되고 있다.
오비맥주의 대표 맥주인 카스는 그동안 ‘국민 맥주’로 불릴정도로 국내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지키며 당당하게 판매돼 왔다. 하지만 최근 발표된 세계적인 맥주 평가 결과에서는 북한의 대동강 맥주 보다도 한참 떨어진 저품질 맥주로 발표되며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세계적인 맥주 평가 사이트인 ‘비어애드버킷(BeerAdvocate)’에 따르면 카스가 50점대 초반으로 ‘다시 마시고 싶지 않은 맥주’ 수준의 평가를 받아 미국의 버드와이저와 함께 최하위권 점수를 기록했다. 카스보다 높은 점수를 받은 맥주에는 하이네켄(65점), 일본 아사히(66점), 북한 대동강 맥주(75점) 등이 이름을 올렸다.
또한 비어애드버킷과 같이 세계적인 맥주 평가 사이트로 꼽히고 있는 ‘언탭트(Untappd)’ 평가에서도 전세계 8만4000명 이상의 맥주 소비자들이 평가한 결과 카스는 테라, 켈리, 클라우드 등 국내 경쟁 맥주는 물론 수입 맥주보다도 낮은 점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스맥주 보다 높은 점수를 받은 북한의 대동강 맥주. 사진=네이버 이미지 캡쳐
평가에 참여한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카스에 대해 “가격은 오르고 맛도 다른 제품보다 못하다”는 입장과 함께 “오비맥주의 품질 개선 의지가 실종된 것 같다”는 의견이 상당부분 나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맥주 업계 관계자는 “오비맥주는 대기업 자본력으로 크래프트 업계에 뛰어들었지만 품질 철학이나 브루잉 노하우에 대한 존중 없이 브랜드 흡수에만 열중한 것을 보여주는 좋은 결과”라며 “오비맥주의 카스가 국내에서 지금은 많이 팔린다고 해서 결국 세계적인 맥주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는 좋은 예”라고 꼬집었다.
오비맥주는 2018년 크래프트 맥주 브랜드 ‘핸드앤몰트’를 인수하며 ‘프리미엄 맥주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자회사 제트엑스벤처스는 2023년까지 누적 적자 113억원을 기록하며 실패로 귀결됐다.
이어 소주 제조 경험이 전무한 상태에서 돌연 2023년 신세계 L&B로부터 ‘제주소주’를 인수하며 돌연 소주 시장 진출까지 선언했지만 주류업계에서는 “맥주 품질 개선엔 손 놓은 채 엉뚱한 사업 확장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특히 오비맥주는 지난 1일 배하준 대표 취임 이후 세 번째이자 3년 연속으로 맥주 출고가를 인상했다. 오비맥주의 가격 인상은 △2022년 평균 7.7% △2023년 6.9% △2025년 2.9%의 인상율을 보였지만 실제 소비자가 느끼는 가격 인상 폭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카스 355㎖ 캔 기준 2250원에서 2500원으로 11% 넘게 오르며 소비자 부담이 가중된 상태다.
이에 녹색소비자연대는 “오비맥주가 원부자재 가격 상승을 핑계로 가격을 올리지만 실제로는 비용 부담 증가에 비해 과도한 인상”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2023년 오비맥주의 모회사인 버드와이저 에이팩 이스트 부문은 13억52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려 전년 대비 12.7% 성장했지만 같은 기간 제품 판매량 3.6% 증가에 그쳐 판매량 증가가 아닌 가격 인상 효과로 수익이 개선된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