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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정치, 경제 상황이 전반적으로 악화되면서 건설업계에 빨간불이 들어 왔다.

7일 국내 30대 건설사(국토교통부 시공능력 순위 기준) 중 지난해 3분기 분기보고서를 공시한 23곳의 부채 비율을 전수조사한 결과 절반에 가까운 11개 업체의 부채 비율이 200%를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23개 건설사 중 부채 비율이 400%를 초과한 업체도 4곳에 달했다.

여기에 시공능력 58위 신동아건설까지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경기 침체에 따른 건설업계 부도 공포가 현실화 되고 있다.

건설업계에서는 투자금 회수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특성을 고려해 부채 비율 100~150%는 안정적으로 평가하지만 200%를 넘어설 경우 위험 수준으로 보고 400%가 넘으면 '잠재적 부실 징후'로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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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워크아웃 중인 태영건설의 경우 부채비율이 747.7%에 이르며 금호건설 역시 640.5%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코오롱글로벌 559.6%, 법정관리를 신청한 신동아건설이 400%를 넘겼다. 부채비율(자본총계 대비 부채총계 비율)은 100% 이하가 가장 이상적이다.

무엇보다 앞으로도 건설사들의 실적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 지면서 파장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미분양 증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공사비 급등, 수주 가뭄 등 온갖 악재가 터진 가운데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커지면서 올해 최악의 줄부도 사태를 맞을 수 있다는 경고음까지 내고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수도권 사업을 진행 중인 대형사를 빼고 지방 중하위권 건설사 중에는 이미 위험 수준을 훌쩍 넘겨 경영 위기 상황에 빠진 데가 여러 곳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올해 부도 건설사 숫자가 작년을 넘어설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 같은 건설 한파로 내수 부진이 확산하면서 파산신청 기업 수도 사상 최대 규모에 달했다. 법원행정처가 발간한 법원통계월보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전국 법원에 접수된 법인 파산신청은 1745건으로 앞선 2023년 기록을 넘어섰다.

또한 한국은행이 집계한 어음부도율 역시 지난해 11월 기준 0.21%로 2023년 4월 0.26% 이후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한국신용평가는 건설업 외에도 석유화학업, 유통업, 2차전지업 등에 대한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하며 경제 불확실성에 무게를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