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준공된 아파트의 절반 가까이가 주인을 찾지 못하는 충격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대구광역시와 경북지역 미분양 사태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경북 지역의 악성 미분양은 지난 5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4년 12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준공 후에도 분양되지 못한 ‘악성 미분양’이 2만1480가구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며 2014년 7월(2만312가구) 이후 10년 5개월 만에 최대 규모로 지역 부동산 시장에 경고등이 켜졌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전국 미분양 주택은 7만173가구로 지난해 6월 7만4037가구까지 치솟았다가 7월부터 5개월 연속 감소하던 미분양이 12월 한 달 만에 5027가구(7.7%)가 증가하며 부동산 시장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수도권 미분양은 1만6997가구로 전월보다 17.3%(2503가구) 늘었고 지방은 5만3176가구로 5.0%(2524가구) 증가했다. 특히 수도권의 경우 경기도에서만 2433가구가 증가해 1만2954가구를 기록했다.
특히 대구시의 미분양 주택은 12월 말 기준 8807가구로 경기도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았으며 이는 전월 대비 632가구(7.7%) 증가한 수치다.
대구의 미분양은 지난해 7월 1만 가구를 넘어선 후 지속적으로 감소하다가 11월 8175가구를 기점으로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무엇보다 이같은 미분양 사태가 신규 준공 아파트에서 드드러지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대구의 악성 미분양은 12월 한 달 사이 862가구(47.2%) 늘어난 2674가구를 기록하며 지난해 7월 1778가구에서 10월 1579가구까지 줄어들었다가 11월부터 급격히 증가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대구의 주택 인허가 물량은 3227가구로 전년(1만4359가구) 대비 77.5% 급감한데 이어 12월 한 달 인허가 실적은 전년 동월 3351가구에서 단 10가구로 99.7%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며 신규주택 감소 역시 심각한 상황을 보였다.
반면 전국의 주택 인허가 물량은 12월에만 15만5123가구로 전년 동월(9만7481가구) 대비 59.1% 증가했다. 경북도 4539가구로 전년(1610가구) 대비 181.9% 늘어나 대구와는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거래 양상도 변화하고 있다. 12월 대구의 주택 매매 거래는 2095건으로 전월(2169건) 대비 3.4% 감소했다. 다만 전년 동월(1685건)과 비교하면 24.3% 증가했다. 반면 전월세 거래는 5961건으로 전월(5531건) 대비 7.8% 증가했다.
또한 경북도의 악성 미분양 역시 한 달 새 866가구(63.2%) 급증하며 전국 준공 후 미분양 증가율(15.2%)의 4배에 달하는 수치를 기록했다. 매매 거래는 2646건으로 전월(2674건) 대비 1% 감소했고, 전월세 거래는 4523건으로 전월(4038건) 대비 1.8% 증가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 같은 악성 미분양 사태에 대해 “고금리와 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대구·경북 지역의 과잉 공급이 미분양 사태를 키운 것으로 보인다”며 “무엇보다 악성 미분양의 증가는 건설사의 자금난으로 이어질 수 있어 이 같은 현상이 지속 될 경우 부동산 시장이 크게 요동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