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거주 국민들의 고령화에 대책마련이 시급한 가운데 주택 역시 50% 이상이 20년 이상된 노후 주택으로 나타났다.
전국에 20년 이상 된 주택이 절반을 넘고 서울 주택 4분의 1이 30년 이상일 정도로 주택 노후화가 심각한 수준이다.
반면 올해 아파트 입주 물량은 11년 만에 최저일 정도로 공급 가뭄이 심각해 ‘얼죽신’(얼어 죽어도 신축)이란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신축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실정이다. ‘새집 가뭄’이 자칫 집값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탄핵 정국에서 여야 대치로 국회에 계류된 정비사업법 통과가 시급한 실정이다.
지난 17일 한국주택금융공사(HF)가 발간한 ‘인구·주택·도시 변화를 고려한 주택시장 구조변화 장기전망 연구’에 따르면 2023년 기준 20년 이상 노후 주택 비중은 전국 1049만5000가구(53.7%), 서울 176만5000가구(55.9%)로 모두 절반을 넘어섰다. 30년 넘은 노후 주택은 전국 504만5000가구(25.8%), 서울 82만 가구(25.9%)로 집계됐다.
HF는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이 없다고 가정하면 10년 뒤 전국 30년 이상은 50% 이상, 이 중 40년 이상은 약 25%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이처럼 전국적으로 주택 노후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가운데 올해 입주물량이 1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입주 예정물량은 총 26만3330가구로 전년(36만4058가구) 대비 약 28% 줄었다. 이는 2014년(27만4943가구) 이후 가장 적다. 건설 업황 침체 여파로 공급 물량은 매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주택 노후화까지 겹쳐 신축 가뭄 현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신축 수요는 늘어나면서 수급 불일치는 커지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과거 수요자는 ‘몸테크’(불편함을 감수하며 구축에서 재건축을 기다리는 방식)를 노렸다면 최근엔 얼죽신 용어가 유행하는 등 신축을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신축 물량 부족이 집값 상승에 미치는 영향이 더 커지기 전 정비사업을 조속히 추진할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이를 앞당기는 ‘재건축·재개발사업 촉진에 관한 특례법’과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폐지법’ 등이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소위원회에서 논의 중이던 법안은 여야 대치로 현재 회의 일정조차 논의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