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3월부터 5월까지는 봄 꽃 놀이 인파가 전국 유명 여행지를 중심으로 인산인해를 보이는 시기다. 하지만 날씨에 대한 영향으로 매년 당겨지기도 하고 늦춰지기도 하는 봄꽃 개화 시기는 늘 고민거리 중 하나다.
특히 18일처럼 3월 중순에 내리는 대설로 인해 봄꽃 구경을 준비하고 있는 이들의 마음을 얼려버리는 경우도 종종 있다. 하지만 이미 개화된 꽃이나 개화를 준비하고 한 껏 물이오른 꽃망을 터트릴 준비를 마친 꽃들에게는 큰 영향은 없어 보인다. 이에 당장 이번 주말이라도 떠날 수 있는 봄꽃 여행지를 소개해 본다.
봄이 오면 전라북도 곳곳이 봄꽃으로 물든다. 따스한 햇살 아래 흐드러지게 핀 벚꽃, 능선을 따라 분홍빛으로 출렁이는 철쭉, 호수와 어우러진 작약꽃까지 전북의 봄은 그야말로 꽃들이 만들어 내는 아름다운 축제 그 자체다.
전북도는 매년 이맘때가 되면 도내 봄 여행지 14선을 선정해 추천하고 있다. 올해 역시 다양한 매력을 지닌 명소들이 포함됐다.
남원의 구서도역과 장수 봉화산 철쭉 군락지는 자연이 선사하는 봄날의 감동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곳들이다.
한적한 간이역에서 만나는 벚꽃의 낭만과 산등성이를 따라 피어난 철쭉 군락의 장관은 전북의 봄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 준다.
이번 봄, 꽃과 함께 걷고 싶은 분들을 위해 남원의 구서도역과 장수 봉화산 철쭉 군락지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 남원 구서도역 ‘벚꽃’
전북 남원시 사매면 서도리에 위치한 구서도역은 한때 전라선을 오가는 기차가 서던 작은 간이역으로 1934년 간이역으로 시작해 1937년 보통역으로 승격됐지만 2004년 여객 취급이 중지되면서 지금은 기차가 멈추지 않는 조용한 역으로 남게 됐다.
그러나 봄이 되면 이 작은 역은 다시금 많은 이들의 발길을 이끌며 남원의 숨은 벚꽃 명소로 자리 잡는다.
구서도역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기찻길을 따라 터널처럼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벚꽃길로 폐역이 된 이후에도 역 주변의 벚나무들이 매년 봄마다 어김없이 꽃을 피우며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낭만적인 풍경을 만들어 내고 있다.
하얗고 분홍빛으로 물든 벚꽃이 바람에 흩날리는 모습은 한 폭의 수채화처럼 아름다원 봄날의 구서도역은 누구에게나 한적한 여유를 선물한다.
번잡한 여행지가 아니라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벚꽃과 함께 걸으며 사색에 잠길 수 있고 그래서 더욱 매력적인 구서도역은 기차는 더 이상 멈추지 않지만 우리의 발걸음은 자연스레 멈추고 싶은 곳이 된다.
◆ 장수 봉화산 철쭉 군락지 ‘봉화산 운해’
장수 봉화산(烽火山) 철쭉 군락지는 봄철, 능선을 따라 끝없이 펼쳐지는 분홍빛 철쭉의 향연이 장관을 이루는 곳으로 해발 786m의 등산하기에 무리가 없을 정도로 높지 않지만 장수군 천천면과 계남면의 경계를 이루고 백두대간이 남쪽으로 뻗어나가며 산줄기가 솟구쳐 만들어진 산이다.
특히 이곳에서는 탁 트인 전망과 함께 웅장한 자연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고 봄철 이곳을 찾는 이유는 바로 철쭉을 보기 위해서다.
4월 말부터 5월 초까지 봉화산 정상 부근과 능선을 따라 철쭉이 만개하면 온 산이 붉고 분홍빛으로 물들어 등산로를 따라 걷다 보면 점점 짙어지는 철쭉의 색감과 함께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더욱 화려한 장관에 자신도 모르게 심취해 버린다.
전북도가 추천한 전체 봄 여행지를 모두 소개 할 수 없지만 단순한 꽃놀이를 넘어 그 속에서 역사와 문학, 그리고 자연이 주는 감동까지 함께 느낄 수 있는 그래서 머무르고 싶은 순간들을 만들어 주는 봉화산과 구서도역에서 올해 봄에는 가장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 보는건 어떨까.